사건기록 13. 민원인이 물은 것은 “누가 책임지느냐”가 아니라 “현장에서 확인했느냐”였다

이 사건의 대상은 대지 내에 설치된 우수 배수시설이다. 해당 시설은 집수정 형태의 우수 맨홀 3개로 구성되어 있고, 민원인의 현장 관찰과 자체 테스트에 따르면 우수가 공공 우수관이나 인근 구거 방향이 아니라 석축 배면 토사 방향으로 (지중수 형태) 유입·배출되는 정황이 있었다.

민원인이 처음부터 묻고자 한 것은 단순했다.
: “이 우수 배수시설이 실제로 어디로 배출되고 있는가”
: “석축 배면 토사로 배출된다면 석축 안전성이나 하측 토지 침수와 관련이 있는가”
: “이 시설이 이미 문제 된 불법 석축·형질변경과 구조적으로 결합되어 있다면, 원상회복 범위와 방법을 정할 때 같이 확인해야 하는가”
: “○○군청은 허가권자 또는 현장 행정청으로서 이를 공식 조사하고 문서화해야 하는가”

민원인의 요구는 군 예산으로 사유지를 복구해 달라는 것이 아니었다. 또한 인접 토지와의 손해배상 책임을 행정청이 대신 판단해 달라는 것도 아니었다. 핵심은 현장 확인이었다.
: 우수 배수시설의 위치, 구조, 관로 연결상태, 실제 배출방향, 최종 방류지점, 석축 배면 유입 여부, 하측 토지로의 유출 여부를 행정청이 확인해 달라는 요구였다.

그러나 실제 처리 과정에서 이 문제는 곧바로 다른 질문으로 바뀌었다.
: 하수는 확인되었지만 우수는 다른 부서라는 말이 나왔다.

우수 배수시설은 개발행위 부서로 넘어갔다.
: 개발행위 부서에서는 “개발행위에 해당해야 관여할 수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

다시 말해 민원인의 질문은 “우수가 어디로 배출되는가”에서 “이 행위가 개발행위인가”로 이동했다.

그 다음에는 민사 문제가 등장했다.
: 우수로 인해 하측 토지에 피해가 있다면, 그것은 개인 간 문제로 해결해야 한다는 취지의 설명이 이어졌다.

여기서 민원인의 문제 제기는 더 흐려졌다.
: 민원인은 손해배상 책임을 묻지 않았는데, 행정청 답변은 민사 분쟁 쪽으로 이동했다.
: 민원인은 현장 확인을 요구했는데, 행정청 답변은 소관 부서와 개발행위 해당성으로 이동했다.
: 민원인은 설치상태와 배출방향을 확인해 달라고 했는데, 행정청 답변은 설치 시점과 동시 조성 입증 문제로 이동했다.

결국 민원의 핵심은 사라지고, 민원인은 자신이 처음 제기한 질문을 다시 설명해야 하는 위치에 놓였다.

[같은 주제 이어보기: 행정행태 →]

□ 묶음으로 함께 보면 좋은 내용

이 글은 「행정청 답변 구조와 민원 대응 절차」 묶음에 포함된 글입니다.

함께 보면 좋은 글:
12. 행정청의 회피성 답변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14. 정보공개청구는 민원인의 ‘기억’이 아니라, 행정청의 ‘기록’을 확인하는 절차다
15. 처분사전통지는 ‘처분 전 마지막 안내’가 아니라 ‘다툴 수 있는 첫 문서’다


– 돌아가기 메뉴 –

[행정논평 →] [행정청 답변 구조와 민원 대응 절차 →]

답글 남기기

행정논평에서 더 알아보기

지금 구독하여 계속 읽고 전체 아카이브에 액세스하세요.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