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응절차 17. 재량이라는 답변을 받았을 때 던져야 할 다섯 질문

행정기관이 “재량사항”이라고 답했을 때 민원인이 곧바로,
: “그것은 재량이 아니라 의무다.”

라고 주장하면 논쟁이 막힐 수 있다.
행정기관은 다시 “법이 선택권을 부여했다”고 반복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더 효과적인 대응은 재량을 무조건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재량의 내부를 공개하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다음 다섯 질문을 순서대로 던져야 한다.

1. 하지 않은 것이 행정기관이나 공무원 자신의 권리인가
위반시설 조사와 민원처리는 담당 공무원 개인의 권리가 아니다.
급여·휴가와 달리 국민과 공익을 위해 맡겨진 공적 직무다.
따라서,
: “조사권을 행사하지 않을 자유가 있다.”

는 식으로 설명할 수 없다.

2. 해당 사안을 처리할 법적 권한이 있었는가
어떤 법령에 따라 어느 부서가 해당 시설을 조사·확인할 수 있는지 밝혀야 한다.
다만 권한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즉시 위법이 되는 것은 아니므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야 한다.
: 그 권한을 행사하거나 적어도 해당 사안을 판단해야 할 구체적인 직무상 의무가 있었는가.

3. 하지 않은 것이 여러 선택지 중 하나를 배제한 것인가
민원인은 단순히,
: “왜 현장에 나오지 않았습니까?”

라고만 물어서는 안 된다.
보다 정확한 질문은 다음과 같다.
: 현장 조사를 대신하여 어떠한 사실확인 방법을 사용하였습니까?

다른 충분한 조사방법을 사용했다면 현장조사 생략은 적법한 재량행사일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조사도 하지 않았다면 사안은 달라진다.

4. 아무런 검토 없이 판단을 회피한 것인가
가장 강력한 질문은 이것이다.
: 조사하지 않기로 판단한 것입니까, 아니면 조사 필요성에 관한 판단 자체를 하지 않은 것입니까?

행정기관이 조사하지 않기로 판단했다면 다음 자료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 검토한 법령
– 확인한 사실
– 검토한 조사수단
– 고려한 공익과 사익
– 조사하지 않기로 한 법적·사실적 이유
– 판단한 부서와 담당자
– 판단 시기와 관련 문서

이 자료가 없다면 ‘재량’이라는 말은 판단의 결과가 아니라 판단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가리는 표현일 수 있다.

5. 반드시 이행해야 할 구체적인 의무가 있었는가
마지막으로 적용 법령과 민원처리 관계에서 행정기관이 수행했어야 할 의무를 특정해야 한다.
그 의무가 확인되어야 의무불이행과 책임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 행정기관에 보낼 핵심 질의문
아래의 질문은 행정기관의 재량을 없애는 질문이 아니다.
실제로 재량판단을 했는지를 문서로 확인하는 질문이다.

“귀 기관은 본 사안의 처리 여부가 재량이라고 답변하였습니다. 그렇다면 해당 재량이 어떠한 법령에서 발생하는지, 어떠한 사실과 자료를 확인하였는지, 현장조사를 포함하여 어떠한 조사방법을 검토하였는지, 관련 공익과 사익을 어떻게 비교하였는지, 어떠한 법적·사실적 이유로 추가 조사 또는 현장확인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였는지 구체적으로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이는 필요한 검토를 마친 뒤 조사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인지, 아니면 조사 필요성에 관한 판단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인지, 해당 판단의 시기·담당부서·근거문서를 함께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관련 기록: 「사건기록 17. 민원인의 신고에 대해 행정청은 “재량”을 이유로 등록거부하였다」
관련 해석: 「행정행태 17. ‘재량’은 선택의 근거가 아니라 미처리를 가리는 포장지가 되었다」
관련 해석: 「법령해석 17. 권리·권한·재량·의무·책임을 구별하면 ‘하지 않았다’의 실체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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