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행태 11. 민원을 과태료 하나로 접는 행정의 습관

행정기관이 민원을 처리할 때 자주 보이는 방식이 있다. 여러 법적 쟁점이 한 사건 안에 들어 있어도, 그중 가장 다루기 쉬운 하나만 잡아 결론을 내는 방식이다.

이 사건에서도 문제는 하나가 아니었다.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의무 위반이 있었는지, 온라인 광고가 부당한 표시·광고에 해당하는지, 중개대상물 선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실이 누락·은폐·축소되었는지, 거래상 중요사항에 관한 거짓된 언행 또는 그 밖의 방법으로 중개의뢰인의 판단을 그르치게 했는지, 그 결과 등록취소나 업무정지까지 검토할 사안인지가 각각 문제될 수 있었다.

그런데 행정은 이 사건을 과태료 하나로 접었다. 물론 과태료 처분 자체가 아무 의미 없다는 뜻은 아니다. 확인·설명의무 위반을 일부라도 인정했다면, 그것은 행정청이 문제의 존재를 전혀 부정하지는 않았다는 뜻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 다음이다. 하나의 위반을 인정했다고 해서 나머지 위반 가능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과태료 하나를 부과했다고 해서 온라인 광고 위반 여부가 자동으로 검토된 것도 아니다. 확인·설명의무 위반을 인정했다고 해서 거래상 중요사항에 관한 판단 그르침, 등록취소, 업무정지 가능성까지 검토한 것이 되는 것도 아니다.

행정기관은 종종 “검토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행정에서 중요한 것은 검토했다는 말이 아니라, 무엇을 기준으로, 어떤 자료를 보고, 어떤 조항을 적용하거나 배제했는지다.
: 유튜브 영상을 보았는가.
: 보았다면 언제, 누가, 어떤 방식으로 보았는가.
: 영상 속 어떤 장면과 어떤 발언을 문제 삼았는가.
: 문제 시설이 장점처럼 소개되었는지 검토했는가.
: 그 장점 소개가 중개대상물 선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실의 누락·은폐·축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이유는 무엇인가.

이 질문들에 답하지 않은 채 “검토 결과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고만 말한다면, 그것은 실질검토가 아니다. 결론을 검토라는 단어로 포장한 것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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