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령해석 04. 제79조의 “할 수 있다”만 떼어 읽으면, 시행령 제115조 전체가 지워진다

A 군청 논리의 가장 큰 문제는 「건축법」 제79조 제5항의 “조사를 할 수 있다”는 문구만 떼어 낸 뒤, 그 위임을 받아 구체적 체계를 정하고 있는 같은 법 시행령 제115조 전체를 사실상 삭제해 버린 데 있다.

「건축법」 제79조는 허가권자에게 위반 대지·건축물에 대한 조치와 실태파악의 법적 근거를 두고, 그 방법과 절차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연결하고 있다. 그리고 같은 법 시행령 제115조는 허가권자가 법 제79조 제5항에 따른 실태조사를 매년 정기적으로 하도록 하고, 위반행위의 예방 또는 확인을 위하여 수시로 실태조사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같은 조는 조사 목적·기간·대상·방법이 포함된 실태조사 계획의 수립, 서면 또는 현장조사 방식, 조사 후 정비계획의 수립·시행과 결과 보고, 위반건축물 관리대장의 작성·관리까지 예정하고 있다.

즉 법령 구조 자체가 “실태파악 → 계획 수립 → 조사 실시 → 정비계획 → 결과 보고 → 관리대장”으로 이어지는 체계를 만들어 두고 있는 것이다.

이 구조 아래에서 위반건축물 실태조사 전체를 “행정청이 마음 내키면 하고 아니면 말아도 되는 순수한 임의 권한”으로 환원하는 해석은 성립하기 어렵다. 적어도 시행령이 “매년 정기적으로” 실시하라고 규정한 정기 실태조사 부분은 의무적 성격이 강하고, 수시조사 부분에서만 조사 시기와 방식에 관한 재량이 일부 남아 있다고 보는 것이 조문 체계에 훨씬 부합한다.

그런데 A 군청은 정기조사와 수시조사를 구분한 시행령 구조를 외면한 채, 수시조사 부분의 “할 수 있다”는 문언 분위기를 전체 실태조사 제도로 확장해 버렸다. 여기에 다시 행정소송법상 부작위 개념까지 가져와 “의무가 아니므로 안 해도 된다”는 결론으로 연결한 것은 소송법 개념을 행정의 일반 면책조항처럼 오용한 데 가깝다.

더구나 A 군청의 이와 같은 해석은 법령의 한 문장만 확대하고 전체 구조를 절단하는 해석이다. “조사를 할 수 있다”는 표현은 조사 개시와 방식에 일정한 재량이 개입될 수 있음을 뜻할 수는 있어도, 시행령이 별도로 정기 실태조사, 조사계획, 정비계획, 결과 보고, 관리대장까지 설계해 둔 제도 전체를 공허하게 만드는 근거는 될 수 없다.

행정이 법령을 집행할 때는 체계 전체를 따르고, 책임을 따질 때만 단문 하나로 축소해서는 안 된다.

관련 기록: 「사건기록 04. “의무가 아니라 권한”이라는 말로 실태조사를 지우는 행정의 자기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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