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기록 16. 행정청의 부작위에 대한 감사 청구 → 이상한 논리의 감사 종결

행정기관은 법에 따라 움직인다고 한다.
: 잘못된 행정은 자체감사로써 바로잡고, 자체감사가 부족하면 상급기관이 감사하며, 그래도 해결되지 않으면 감사원과 법원(행정심판, 행정소송 등)이 통제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들의 말만 들어보면 행정청이 함부로 행동하기 어려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현실에서 마주하는 행정은 다르다.
: 행정청은 “재량”이라고 말하며 행정 및 민원 처리에 있어 그 기준이 모호하고,
: 상급기관에 그 기준에 대해 문의하면, 오히려 이를 다시 하급기관으로 무턱대고 이첩하여 공전시키며,
: 감사기관은 이상한 논리를 가져와 그대로 감사 종결시킨다.
: 법원은 감사기관의 인력과 자원이 제한돼 있다며 오히려 감사기관의 판단을 존중한다.

국민은 자신의 재산과 가족의 삶을 걸고 절박하게 움직이지만, 행정기관은 그저 수많은 민원 중 하나로 치부하여 버린다.
: 사자는 한 끼 식사를 위해 토끼를 쫓지만, 토끼는 자기의 목숨을 걸고 도망친다.
: 행정기관은 스스로를 토끼를 노리는 사자라고 여기고 있다. 행정·민원 처리에 있어 해당 민원에 거는 무게부터 다르다.

그런데 법원은 이 현격한 비대칭보다 먼저 “감사원의 인력과 자원에는 한계가 있다”고 전제했다.
즉, 이 사건을 통해 행정청이 왜 항상 제멋대로 행동할 수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 법이 없어서가 아니다.
: 행정청을 통제한다는 기관들이 각자 책임의 일부만 맡은 뒤, 서로의 판단을 근거로 물러나기 때문이다.

□ 형사고발 청구에 부작위로 일관한 행정에 대해 감사해 달랬더니, 민원인이 만든 수사 결과로 감사를 종결했다
필자는 퇴직금을 들여 전원주택을 매수했다. 그런데 매수 후 그 주택에 이전 소유자가 설치한 무단증축 부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군수는 당시 소유자인 필자에게 무단증축 부분을 철거하라는 시정명령을 했다.
필자는 자신이 무단증축 행위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밝히면서, 실제 행위자인 매도인을 건축법 위반으로 형사고발해 달라고 ○○군청에 요구했다.

그러나 ○○군청은 “검토하겠다”고 답한 뒤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필자는 2025년 11월 ○일 ○○도 감사위원회에 ○○군청의 형사고발 지연과 소극행정을 감사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도 감사위원회는 사건을 피감사기관인 ○○군청으로 이첩하였다.
이에 12월 ○일 다시 감사를 요구했지만 결과는 같았다. ○○군청의 행위를 감사해 달라는 사건이 다시 피감사기관인 ○○군청으로 돌아간 것이다.

결국 ○○군청은 자기 기관의 업무처리를 스스로 감사한 뒤 적법하다고 결론 내렸다.
답답해진 필자는 별도로 진행 중이던 ○○경찰서 형사사건에서 건축법 위반에 대한 병합수사를 요구했고, 담당 수사관은 매도인의 건축법 위반 혐의를 인정하여 검찰에 송치했다.

이 사건의 과정에서 중요한 사실은 이것이다.
: ○○군청이 형사고발한 것이 아니다.
: 민원인인 필자 스스로가 ○○경찰서에 병합수사를 요구하여 형사절차가 작동한 것이다.

그 후 필자는 감사원에 단순한 고발 요구가 아니라 다음 사항을 감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 감사제보를 고충민원으로 분류한 경위
– 감사 대상 기관(피감사기관)에 사건을 다시 이첩한 행위
– 자기감사의 공정성과 독립성
– 담당자의 권한 범위
– 개인정보 전달 문제
– 관련자 책임과 재발방지 대책

즉, 감사원의 조사대상은 이미 “매도인을 형사고발할 것인가”를 넘어섰다. ○○군청과 ○○도 감사위원회가 그동안 이 사건을 어떻게 처리했는가가 핵심이었다.
그런데 감사원은 ○○경찰서가 이미 건축법 위반 사건을 송치했다는 ○○군청의 설명을 들은 뒤, ○○도 감사위원회와 ○○군청의 업무처리에 위법·부당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사건을 종결시켰다.

행정소송에서도 같은 논리가 유지됐다.
법원은 필자가 매도인을 직접 형사고소하여 건축법 위반 사건이 종국에는 검찰에 송치됐으므로, ○○군청이 별도로 고발하는 것은 무익하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원래 민원의 일부는 타당하지 않고, 일부는 이미 목적을 달성했으므로, 감사원이 더 조사하지 않은 것이 불합리하지 않다고 결론 냈다.

결국 구조는 다음과 같았다.
○○군청이 민원에도 불구하고 형사고발하지 않았다.
→ 민원인이 직접 ○○경찰서를 움직였다.
→ 담당 수사관이 건축법 위반을 송치했다.
→ 형사절차가 시작됐으므로 ○○군청의 형사고발은 더 이상 무익하다고 했다.
→ 이미 결과가 생겼으므로, 그 이전 행정청의 미처리와 자기감사 과정도 더 감사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행정청이 하지 않은 일을 민원인 스스로가 해냈고, 민원인 스스로가 만들어낸 그 결과가 행정청을 감사하지 않는 이유로 사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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