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기록 07. 행정기관에 가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착각

민원을 하다 보면 자주 생기는 오해가 있다. 행정기관이 국민 생활 가까이에서 가장 많이 부딪히는 기관이다 보니, 사람들은 어느 순간 행정기관이 사실상의 “해결 기관”이라고 느끼기 쉽다. 그래서 이웃의 잘못, 계약의 효력, 손해배상의 책임, 분쟁의 결론까지도 행정이 정리해줄 수 있다고 기대한다.

하지만 출발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행정은 결코 사법기관이 아니다. 행정은 법령등과 연결된 문제를 진단하거나 판단하는 기관이 아니라, 법령등이 미리 맡겨 놓은 범위 안에서만 움직이는 “집행기관”이다.

형사처벌을 정하는 곳은 법원이고, 민사상 계약 분쟁과 손해배상 책임을 최종 판단하는 곳 역시 법원이다. 행정은 그 대신 허가하고, 등록받고, 신고를 수리하고, 시정명령을 하고, 부담금이나 과태료를 부과하고, 급부 지급 여부를 결정한다. 즉, 행정은 “전체 분쟁”을 재단하는 기관이 아니라 정해진 권한만 행사하는 기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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