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민원을 오래 붙들어 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이와 같은 대답을 들어봤을 것이다. “그 부분은 법원에서 판단할 사안입니다”
조금 더 부드럽게 바꾼다 해도 결국 같은 말이 되고 만다. “판사에게 물어보셔야 합니다”
겉으로만 보면 이 말은 신중해 보인다. 행정이 섣불리 결론을 단정하지 않고, 사법 판단을 존중하는 태도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이 말이 너무 자주, 너무 손쉽게 사용된다.
문제는 표현의 온도가 아니다. 이와 같은 답변들이 반복되는 순간, 국민은 해결로 나아가지 못하고 다른 절차로 밀려난다. 행정은 판단을 보류하고, 책임은 유예되며, 시간과 비용은 민원인의 몫이 된다.
결국 국민이 겪는 행정 사건의 실체는 단순하다. 행정기관은 답변을 남겼지만 결론은 남기지 않았고, 설명은 했지만 책임은 지지 않았다. 그 공백을 메우는 일은 언제나 당사자의 몫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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